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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24일 (일) 17:31 국민일보 식후 커피 한잔, 위장질환자에 독… 잘못된 ‘소화’ 상식 6가지
①쓰린 속엔 우유가 약?=우유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우유가 알칼리성을 띠기 때문에 위산을 중화시키고 위점막을 보호함으로써 위궤양과 위암을 억제해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우유는 알칼리성이라기보다는 중성에 가깝다. 물론 우유가 위점막을 감싸줘 잠시 동안은 속 쓰림이 완화되지만, 다시 위산이 나오게 되면 오히려 속이 더 쓰리게 될 수 있다. 때문에 속쓰림, 상복부 불편감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되도록 우유를 피하는 것이 좋다. ②더부룩할 때 탄산음료 한잔이면 OK?=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될 때 시원한 콜라 한잔 마시면 어쩐지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곤 한다. 탄산음료가 위의 음식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줘 소화를 돕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다. 습관적으로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은 소화에 큰 장애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탄산음료는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괄약근의 기능을 약화시킨다. 때문에 위산이 역류해 오히려 소화작용을 방해할 수 있다. 또 폐경기 여성이나 장기간 침상에 누워있는 환자의 경우에도 탄산음료에 들어있는 카페인이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고 소변을 통해 칼슘배출을 증가시켜 결국 칼슘 부족 상태를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③소화 안 될 땐 물 말아 먹는 게 최고?=밥이 잘 넘어가지 않으면 물이나 국에 밥을 말아 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당장 밥을 목으로 넘기기는 쉬울지 몰라도 결국 소화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화의 첫 단계는 입 안에서 침과 음식물이 잘 섞이게 하고 음식물을 잘게 부수도록 하는 치아의 저작 작용이다. 물이나 국에 밥을 말아 먹으면 음식물이 빠르게 식도로 넘어가서 저작 작용이 생략돼 소화에 장애를 주게 된다. 뿐만 아니라 위 속에 있는 소화액이 물에 희석돼 두 번째 단계인 위에서의 소화 능력도 방해받는다. ④식후 단잠은 특근수당과도 안 바꾼다?=식후 포만감은 나른함과 졸음을 동반하게 마련이다. 때문에 직장인들에게 식후 10분 정도의 단잠은 오후 업무능률을 향상시키는 윤활유와 같다. 하지만 식후 30분 이내에 눕거나 엎드려 수면을 취하는 것은 가슴 통증이나 변비 등 소화기질환을 부르는 원인이 된다. 눕거나 엎드린 자세는 음식물의 이동 시간을 지연시키고, 포만감, 더부룩함, 명치 통증, 트림 등의 각종 소화기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⑤식후 커피 한 잔은 불로차?=식후 커피 한잔은 위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를 도와주고 각성의 효과를 주어 업무에 집중을 더해준다. 하지만 대한민국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조금씩은 있게 마련인 위장질환에 커피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 커피는 식도염이나 위염 증상을 악화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위장질환자들에게는 커피는 술, 담배와 더불어 대표적인 금기식품으로 꼽힌다. 우선 카페인이 식도와 위장 사이를 막고 있는 밸브를 느슨하게 한다. 이 밸브가 헐겁게 열리면, 위액이 식도 쪽으로 역류해서 가슴 통증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 커피는 또 대장의 연동작용을 촉진하므로 급·만성 장염이나 복통을 동반한 과민성 대장질환이 있는 경우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⑥방귀 냄새가 독하면 장이 안 좋다는 신호?=방귀의 주성분은 식사 중 삼킨 공기가 대부분이고 장에서 생긴 가스는 5% 미만이다. 보통 1500㎖ 정도의 물을 먹으면 동시에 약 2600㎖ 정도의 공기를 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방귀의 주성분은 일반 대기 중의 공기와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악취를 풍기는 것은 대변에 포함된 메탄, 인돌, 스카톨 등의 성분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양이 적을 뿐 아니라 우리 몸에 흡수되지도 않으므로 크게 해롭지 않다. 따라서 방귀 냄새는 장질환과 관계가 없으며, 섭취한 음식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이기수 전문기자 kslee@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