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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 태백산맥 문학거리

보성군은 ‘태백산맥 문학기행 길’(8㎞)을 정식으로 출범했다.

옛길의 정취를 온전히 느낄 수 없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소설의 감동과 역사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문화 트레일이다.

조정래 그는 유년기 한 자락을 벌교에서 보냈다.

‘민초를 실은 뗏목다리(벌교·筏橋)’는 해방과 분단의 격랑 속에서 어지러이 표류했다.

1983년부터 6년 동안 조정래 작가는 평생 가슴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온몸으로 썼다.

1948년 빨치산이 전남 여수·순천에서 무력 봉기한 여순사건부터 한국전쟁 휴전협정이 선포된

53년까지의 벌교자체를 소설 안에 재현했다.

열 권 분량의 『태백산맥』은 1000만 부 이상 팔렸고, 해마다 1만여 명이 소설의

자취를 좇아 벌교를 찾아들었다.

 

역사와 소설이 만나 빚은 길
본디 벌교는 낙안벌 끄트머리에 놓인 빈궁한 갯마을이었다. 그러다 일제 강점기에 상황이 돌변했다.

바다고 뭍이고 사통팔달한 지금의 벌교 일대는 일제가 호남평야의 풍족한 곡물을 수탈하기에 제격이었다.

1915년 보성군 고상면과 남면을 합쳐 벌교면이 조성됐고 37년에 읍으로 승격됐다.

벌교에 검은 판자벽과 함석지붕을 두른 적산가옥이 지금도 적잖이 남아 있는 연유다.

소설 『태백산맥』에서 왈짜 염상구가 장악한 청년단 건물의 공중목욕탕이나, 널찍한 다다미방이 있던 남도여관도

벌교 읍내에 실제로 있던 건물을 토대로 한 것이었다. 남도여관의 모델이 된 보성여관은 아직도 옛 모습에

가깝게 벌교의 본정통(本町通)을 지키고 있다.

 벌교역과 차부(시외버스터미널)를 중심으로 교통 요지가 형성되면서 상업도 발달했다. 돈이 돌자 힘깨나

쓴다는 왈짜패도 등장했다. ‘벌교에서 주먹자랑 말라’는 풍문도 이즈음부터 돌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광복 후 여순사건이 발발하면서 여수·순천을 중심으로 벌교까지 빨치산 세력이 거세게 일어났다.

소설에서 빨치산에게 배신자로 찍히면 민간인도 가차없이 총살했던 소화다리 근처는 실제로 인민재판이

빈번했던 곳이다. 일왕 소화(昭和) 즉위 6년(1931년)에 설립했다고 해서 소화다리다.

소설이 마냥 허구는 아니었다.

열 살 무렵의 조정래가 벌교로 이사를 온 건 여순사건 얼마 뒤인 1950년대 초였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진학 전까지 소년은 읍내에서, 시장통에서 훗날 『태백산맥』의 모태가 되는 갖가지 사연을

주워 들었다. 빨치산 남편을 둔 죄로 청년단장에게 겁탈당해 자살을 시도했다는 아낙의 딱한 처지는 소설에서 염상구에서

변을 당한 외서댁 이야기로 부활했다.

『태백산맥』을 다섯 번 넘게 읽었다는 벌교 토박이 왕봉민(64)씨는 “본정통의 진짜 술도가 주인도 소설 속 술도가 주인

정현동처럼 성이 정씨라서 정현동이 소작인에게 변고를 당하는 결말을 영 찜찜해 했다”고 귀띔했다.

해방 정국 벌교에서 싹튼 허구는 언젠가부터 다시 현실로 되살아나고 있다.

누군가가 『태백산맥』에 등장한 장소를 두 발로 찾아다니면서부터다.

지난해 보성군은 『태백산맥』 속 주요 무대를 잇는 태백산맥 문학기행 길을 조성했다.

태백산맥 문학관에서 출발해 벌교 읍내를 휘돌았다가 진트재로 이르는 길을 넓히고 닦았다.

길은 그 전부터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역사와 허구를 은근하게 엮어내 길에 스토리를 입혔다.

염상구가 깡패 두목 ‘땅벌’과 주먹다짐을 했던 철다리를 건넜다. 중도방죽을 따라 밀물이 흘러들었다.

일본인 지주 나카시마(中島·중도)는 조선인 빈농을 부려 갯벌에 방죽을 쌓고 전답을 늘렸다.

깊이를 모르는 갯벌에 수없이 돌을 던져 넣었던 피땀의 대가는 소작을 부칠 권리, 소작권이었다.

소설에서 소작권을 따낸 하판석 노인은 아들 하대치를 가르쳤고, 훗날 하대치는 지주의 부당한 대우에

반발해 빨치산이 됐다. 중앙일보에서 발췌

이 집을 조정래 작가는 어린 시절 종종 찾곤 했었다.

안채의 대문 옆에 딸린 아랫채에서 작가가 친구인 막내 아들과 자주 놀았다고 한다.

소설에서는 양심적인 대지주 김사용(김범우의 아버지)의 집으로 묘사되고 있다.

조정래 작가가 초등학교 시절 ‘사탕까리 뿌린 누룽지’를 나눠 먹던 친구네 집이었던 곳

이 집은 쇠락한지가 이미 오래되었고, 담장은 허물어지고 건물들은 비바람에 방치되어 을씨년스럽다.

소설 속의 회의하는 지식인이지만 역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김범우처럼이곳도 허물고 퇴락한 채

관광지로 변해 있다

 

김범우의 집
김범우는 전형적인 양반집 자제로 지주인 김사용의 집입니다. 소설 속에서는 소작인들이 농지를 팔아먹었다는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김사용을 찾아오기도 하고 국회의원 최익승의 계략에 의빨갱이로 몰린 김범우가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있다가 순천 경찰서에 이첩된 뒤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김범우의 아버지 김사용이 바삐

문중회의를 열었던 곳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태백산맥에서 보성여관을 남도여관으로 묘사 했다

 

 

술도가 안집풍경

술도가 양조장은 현재 정도가 꼬막 정식 백반집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금융조합내부

벌교역
휴전을 계기로 한층 강화된 군·경의 빨치산 대토벌작전이 시작되고 나서 며칠 후 벌교역 앞마당에

사람의 목 하나가 내 걸립니다.

머리카락을 위로 모아 묶은 그 목 아래로 붙은 종이에는‘악질 빨갱이 염상진 사살’이라고

큼직큼직한 글씨로 씌여진 채….
그리고 염상구는 그 형의 수급을 거두면서 피가 이념보다 진하다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 위치한 구 보성여관(국가등록문화재 제132호)은 일본풍 건축과 한옥

요소가 섞인 근대식 여관이다.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태백산맥》 속 무대이자 실제로 근대에 운영했던 여관으로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한 곳이다.

근대 건축물이 남아 있는 태백산맥 문학거리에 위치해 도보 여행을 즐기기 좋다.

보성여관은 복원사업을 거쳐 2012년 객실과 카페, 전시실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제석산, 일림산, 제암산 등 보성 지역의 산 이름을 딴 7개 방은 2~3인용 한실이다.

원목 소가구와 침구가 놓인 방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인상을 준다.

 

한지를 바른 미닫이문을 열면 아담한 정원이 내다보인다. 오봉산, 존제산 객실은 마루가 딸려 있어

한가로이 풍경을 즐기기 좋다. 욕실은 제석산, 오봉산, 존제산 객실에만 딸려 있고 이 외의 객실은

공용 샤워실과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2층에는 문화 체험 공간으로 활용되는 다다미방이 마련되어

있으며 이곳에서 바라보는 골목 풍경이 운치 있다. 1층에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카페와 소극장,

벌교 근현대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실이 있어 근대로 여행을 떠나온 듯한 느낌을 준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응대가 가능하며 조식으로 토스트, 달걀, 음료가 무료로 제공된다

 

여관내의 안내소겸 찻집

 

조정래의 집필실

 

 

 

 

 

 

 

 

 

 

 

 

 

 

여관 내부시설들

 

2층 다다미방

 

 

"벌교는 보성군과 화순군을 포함한 내륙과 직결되는 포구였다.

그리고 벌교는 고흥반도와 순천, 보성을 잇는 삼거리 역할을 담당한 교통의 요충이기도 했다.

철교 아래 선착장에는 밀물을 타고 들어온 일인들의 통통배가 득시글거렸고, 상주하는 일인들도

같은 규모의 읍에 비해 훨씬 많았다.

그만큼 왜색이 짙었고, 읍 단위에 어울리지않게 주재소 아닌 경찰서가 세워져 있었다.

읍내는 자연스럽게 상업이 터를 잡게 되었고, 돈의 활기를 쫓아 유입인구가 늘어났다.

모든 교통의 요지가 그러하듯 벌교에도 제법 짱짱한 주먹패가 생겨났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벌교 가서 돈 자랑, 주먹 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순천에 가서 인물 자랑 하지 말고, 여수에 가서 멋 자랑 하지 말라'는말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벌교읍이 전남 보성군에 속한 건 몰라도 ‘벌교 꼬막’은 다 안다.

“핏기만 가시도록 데쳐낸 겨울 꼬막은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하다.

조정래 작가가 쓴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군침 도는 구절이다

정도가 꼬막정식집 꼬막이 비싸긴 비싼가보다 인당18.000이다

삶은 꼬막에다 또 꼬막무침 한접시 배가 빵빵하게 먹었다

이렇게 돌아보고 이제 조정래 문학관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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