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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범어사 원효암과 만성암

범어사를 돌아보고 가본 지 30년도 넘은 원효암을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이왕에 마음먹은 것

한번 다녀오자로 결론 이쪽길은 내려오기는 여러 번 했지만 올라간 것은 처음이다

이정표를 보니 1km인데 쉬엄쉬엄 다녀와도 여유가 있을 것 같다(11/22)

원효사 입구 여기까지가 1km는 더 되겠는데 앞으로도 얼마나 더 가야 할지 오래돼서 감이 오지 않는다

길은 비교적 잘 닦여 있어 진입하는데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내 뒤에 젊은연인 한쌍이 올라오는 것을 봤는데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평일이라서 인지 오가는 사람도 보이지 않고 나 홀로 원효암으로 가는 것 같다

세월아 내월아 한참을 오르니 덥기도 하고 땀이 흐른다 500여 m 정도 오르니 부도탑이 보이고 

일주문 안내문구도 보인다 길이 양갈래지만 일단 일주문 쪽으로 방향 설정을 한다

서탐에 도착하니 여기저기 공사 자재들이 널브러져 있다

조금 정리를 하면 좋으련만 미관상 좋지 않은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바위에 세겨진 문구를 보니 변달천 박 씨 정심 월 달처럼 마음도 깨끗해지라는 말일까?

남무아미타불 음각도 보이고

개쑥부쟁이가 아직도 추위를 이기고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일주문 치고는 조금 초라하지만 암자이기에이 것도 훌륭한 것 같이 보인다

원효암

부산광역시 금정구 청룡동 금정산에 자리한 대한불교 조계종 제14교구 범어사의 산내 암자.

범어사 원효암(梵魚寺元曉庵)은 통일 신라 시대 원효 대사(元曉大師)가 범어사 미륵암(彌勒庵)과 함께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범어사 원효암은 통일 신라 시대에 최초로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신라 말기~고려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석탑이 범어사 원효암 경내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각 명칭은 원효암 동편 삼층 석탑(元曉庵東便三層石塔), 원효암 서편 삼층 석탑(元曉庵西便三層石塔)이다.

 또 범어사 원효암에서 200m 위에 위치한 원효 석대(元曉石臺)는 원효 대사가 좌선하면서 참선을 했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이를 통해 범어사 원효암은 원효 대사가 창건하고 주석한 고찰이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후의 사적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범어사의 산내 다른 암자와 마찬가지로 조선 후기 이후에 

중건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1906년 6월에는 범어사 원효암에 선원이 개설되었다.
[출처]  향토문화전자대전

원효암은 전망이 좋아 회동수원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나무들은 진즉 잎이 지고 앙상한 나목으로 변해있다

수국 꽃이 늦게까지 남아 있어 지금도 자주색을 띠고 잎도 색깔이 변해가고 있다

동편 탑과 서편 탑이 거리를 두고 서있으며 거의 동일한 형태이다

요사채 같은데 인기척도 없을뿐더러 너무 조용해서 멀리서만 쳐다보고 돌아선다

이곳은 아마 신도들이 기도하러 와서 기거하는 곳 같은데 오랫동안 방치된 채로 

많이 노후된 건물 같다

뒤에는 높고 낮은 바위들이 많은데 이제 땀도 식어 춥기도 하고 그냥 돌아가기로 한다

범어사 암자 중에서도 깊숙한 곳이고 인적도 드물고 특히나 찾아들기가 쉽지 않아 신도들도

별로 없고 선승들이 수도 정진하는 곳으로 사용하는지도 모르겠다

간간히 보이는 단풍나무도 말라가고 있어 볼품이 없어 서둘러 내려가 만성 암으로 가보려고 한다

30년 전에 왔던 원효암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동안 개축도 한 것 같은데 기억력에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원효암을 돌아보고 이곳 만성 암으로 왔다

오른쪽 돌계단은 용락암과 무명암으로 통하는 길이다

금정산 숲 속 둘레길이기도 하다

만성 암에는 지금 부로아로 낙엽을 날려버리는 작업 중이다

만성 암의 단풍은 거의 매년 찾는 곳이다

특히나 이곳에서 범어사 전철역으로 가는 오솔길은 단풍이 곱기로 유명한 곳이고

금정산에서도 몇 곳 안 되는 단풍 명소다

또한 부근에 닭과 오리요리를 잘하는 손 씨집이 있어 산행 끝나면 자주 찾는 집이 있다

낙엽

한 장의 지폐보다
한 장의 낙엽이 아까울 때가 있다
그때가 좋은 때다
그 때가 때 묻지 않은 때다
낙엽은 울고 싶어 하는 것을
울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편지에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낙엽을 간직하는 사람은
사랑을 간직하는 사람
새로운 낙엽을 집을 줄 아는 사람은
기억을 새롭게 갖고 싶은 사람이다
(이생진·시인, 1929-)

이 정도면 내장산과 설악산이 그리 부러울 것이 없는 멋진 단풍이 아닌가

삶과 낙엽 


시 / 이채

낙엽이 떨어져
땅 위로 뒹굴며 말합니다
삶을 이루었노라고

내가 떠나서 거름이 되어야
녹색 장원을 이룰 수 있다고

나는 자신에게 묻습니다
내 삶이 다 할 때
삶을 이루었노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 후세에게
나의 삶이 과연 거름이 될 수 있을까

내게 던진 이 물음은
내 삶의 방향을 가르쳐 줍니다

이곳은 전에 산행하고 손 씨 집에 들러 식사를 하고 지름길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기에 

남문에서부터 동문 거처 3 망루로 해서 용락암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가을이면 한 번씩 이용하는 코스다

 

아직 짙게 물들지는 않았지만 목련 잎도 노랗게 물들어가는 중이다

만성 암은 지금 낙엽을 날려 보내며 청소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낙엽

세월의 패잔병처럼
보도 위에 낙엽이 깔려 뒹굴고 있습니다

나는 낙엽을 밟기가 안쓰러워
조심조심 길을 걷고 있습니다

낙엽은 나를 보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me today you tomorrow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조병화·시인, 1921-2003)

낙 엽 / 구르몽(Remy de Gourmont)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가벼운 낙엽 이리니

벌써 밤이 되고, 바람은 우리를 휩쓴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바람이 부오/나태주​

​바람이 부오

이제 나뭇잎은

아무렇게나 떨어져

땅에 뒹구오

나뭇잎을 밟으면

바스락 소리가 나오

그대 내 마음을 밟아도

바스락 소리가 날는지

벽오동도 노랗게 물들어가는 모습이고

은행나무도 여기는 아직 최상의 빛 노란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싱싱하기만 하다

빨간 감이 어찌나 많이 달렸는지 올라가 한 가지 처억 꺾어보고 싶다

산 위를 바라보니 아직도 북쪽의 잡목들은 단풍이 남아 있어 붉은색을 토해내고 있다

11월도 이제 일주일밖에 안 남았는데 더 이상 단풍을 보기는 어려울 터 오늘 실컷 봐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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