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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매화꽃이 피었어요

작년에는 1월 15일에 매화가 피었기에 금년에도 피었을까 하고 가덕도에 갔었는데

아직 필 생각도 안 하고 있어 실망을 했는데 블친님께서 동해안에 매화가 피었다고

사진을 보내주어 물어물어 찾아 나섰다

매화 옛 등걸에 봄철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어 적도 하다마는
춘설이 하 분분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조선시대의 가사집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실려 있는 〈매화타령〉의 첫머리다.

매화는 이처럼 눈발이 흩날리는 이른 봄부터 꽃을 피운다.

대지에 생명이 깨어남을 알려주는 첫 신호를 매화로부터 듣는다.

매화는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수수하지도 않은 품격 높은 동양의 꽃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과 일본 모두가 좋아하는 꽃나무다.

매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비교적 이른 시기이다. 고구려 대무신왕 24년(41)의 《삼국사기》 기록에서

매화를 찾을 수 있다.

또 《삼국유사》에는 〈모랑의 집 매화나무가 꽃을 피웠네〉라는 시가 있다. 이를 미루어 볼 때 적어도 삼국시대

초기 이전부터 매화 문화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매화를 노래한 수많은 조선의 선비들 중에 퇴계 이황만큼 매화 사랑이 각별했던 이도 없다.

매화 시 91수를 모아 《매화 시첩》이란 시집으로 묶어두었고, 문집에 실린 것까지 포함하면 무려 107수의

매화시를 남겼다. ) 그는 매화를 그냥 매화로 부르기조차 삼갔다.

퇴계 시 속의 매화는 흔히 매형(梅兄) 아니면 매군(梅君), 때로는 매선(梅仙)이 되기도 했다.

그가 단양군수로 재직할 때 만난 두향이란 기생과 매화로 맺어진 사랑 이야기는 유명하다.

방년 18세의 관기 두향은 48세 중년의 중후한 멋을 풍기는 퇴계에게 반한다.

그러나 워낙 자세가 꼿꼿하여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다.

 

두향은 퇴계의 각별한 매화 사랑을 알고, 꽃 빛깔이 희면서도 푸른빛이 나는 진귀한 매화를 구해

그에게 선물한다.

매화에 감복한 퇴계는 드디어 마음을 열고 두향을 가까이하기 시작했다.

 

그 후 두향이 선물한 매화를 도산서원에 옮겨 심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퇴계가 1570년 12월 8일 아침, 70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마지막 유언은 “저 매화나무에

물을 주라”였다.

 

최근 새로 나온 천 원 권 지폐에는 퇴계의 얼굴과 더불어 도산서원의 매화나무가 담겨 있다.

마침 푸르스름한 지폐 색깔은 두향이 선물했다는 푸른빛 매화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 나무 세계에서

꽃은 하얀 꽃이 피는 백매와 붉은 꽃이 피는 홍매를 기본으로 색깔이 조금씩 다른 수많은 품종이 있다.

홑꽃이 기본이나 겹꽃도 있다.

꽃잎 다섯 장이 모여 둥그런 모양을 이루는 꽃은 꽃자루가 거의 없어 가지에 바로 붙어 있다.

열매는 과육으로 둘러싸여 있고 가운데에 단단한 씨가 들어 있으며, 모양이 둥글고 짧은 털로 덮여 있다.

처음 열릴 때는 초록빛이나 익으면서 노랗게 되고 신맛이 난다.

금년 들어 처음 대하는 꽃 매화로 시작해 초겨울까지 많은 꽃을 대하겠지

작년에 알았던 꽃들의 이름도 90% 이상은 다 잊고 있는데 금년에는 과연

몇 가지의 꽃 이름이 머릿속에 남아 있을지?

매화꽃

매화는 봄이 오면 제일 먼저 꽃을 피운다

화려하기도 하고 수수하기도 한 동양의 꽃이다

꽃 중의 꽃 장미과에 속한 한국인의 사랑받는 꽃이다

매화도는 고려시대의 것도 몇 점 있지만, 조선시대의 그림이 대부분이다.

그 외에 어몽룡의 〈월매도(月梅圖)〉, 오달제의 〈설매도(雪梅圖)〉, 신사임당의 〈묵매도(墨梅圖)〉,

장승업의 〈홍백 매화도〉, 민화에 이르기까지 조선시대 수많은 화가들의 그림에 매화는 빠지지 않았다.

작년에 열렸던 먼나무 열매는 새들의 먹이로는 적합하지 않은지 겨울이 

다 하는데도 그대로 남아있네

이 매화나무의 5%쯤 핀 꽃을 담았는데 멀리서 보니 전연 꽃이 보이 지를 않는다

하늘도 맑고 두둥실 흘러가는 구름이 멋스러워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가로수로 심어진 애기동백꽃은 많이 달려 있는데 이번의 추위로 냉해를 입어

거의 시들시들 볼품이 없어 이 한송이만 담아봤다

송정에서 대변으로 가는 길 공수마을 종가 곰장어 집 지나 버스정류소 뒤편에 매화나무가 있다

이곳의 매화꽃을 보니 또 욕심이 생긴다 가장 일찍 핀다는 유엔공원 홍매화가 생각나 네비를 

찍어본다

유엔공원에는 오래된 홍매화 나무가 두 그루가 있는데 한그루는 개방을 하고 한 그루는 

개방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3월이면 겹 매화가 무더기로 피는 곳이다

홍매화     /김정희

 

창틈으로 소리 없이

바람이 지나고

임의 향기가

그윽이 스며오네.

진작에

드려야 할 마음이

있었을 텐데

이렇게 그리워할 줄을.

차가운 허공에

붉게 번지는

하염없는

사유(思惟)에서의....

절절한 애상을.

홍매화      /이복란

 

살점을 에이는 바람결에
북풍한설은 살풀이춤으로
그 장단이 끊일 줄 모르는데

긴긴 겨울밤 님 그리며 섰는
새악씨 시린 코끝이
부끄러워 홍 매화로 피었는가

매화주 한 잔에 취한 척
노랫 가락이라도 뽑아 보련마는
대작해 웃어 줄 이 없는 것이
서러운 것을.....

서러움
앙 다문 붉은 입술에
육각모 서리꽃이 피기 전에
봄은 오시려나.

                          매화        서정주

                            매화에 봄 사랑이 알큰하게 펴 난다

                            알큰한 그 숨결로 남은 눈을 녹이며

                            더 더는 못 견디어 하늘에 뺨을 비빈다

                            시악 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매화보다 더 알큰히 한 번 나와 보아라

 

                            매화 향기에서는 가신 님 그린 냄새

                            매화 향기에서는 오는 님 그린 냄새

                            갔다가 오시는 님 더욱 그린 냄새

                            시악 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매화보다 더 알큰히 한 번 나와 보아라

이곳도 3%쯤 피었다고 봐야 할까 아직은 만개를 하려면 10 여일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다음에 겹 매화가 필 때 다시 오기로 하고 납매가 피었을까?

반신반의하면서 대연수목원으로 발길을 돌려본다

이곳 유엔공원은 6.25 전쟁 참전국 16개국의 귀국하지 못한 병사들의 묘가 있는 곳이다

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에 머리 숙여 무운을 빌다

역시나 군인들이 관리를 해서 인지 나무들도 다 직각이거나 원형으로 일사불란하게 정돈이

잘 되어있다

 

님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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