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에 올라온 사진을 보니 경주 종오정에 7월 9일 자로 배롱나무 꽃이 예쁘게 피어 있다
망설임 없이 오전에만 비가 내린다고 하여 경주로 달려간다(7/13)
내가 원했던 나무의 모습은 이렇게 이제야 조금 피어 있었다
대체적으로 아직 푸르른 상태인데 아마도 작년에 찍은 걸 금년에 찍은 것처럼
올린 것 같다 이제 피려고 꽃망울들만 보이는데 이렇게 속여도 되는 것일까?
앞에 연못에는 몇 송이의 연꽃이 피고 있었다
종오정 건물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플라스틱 사슬로 막아놓고 출입금지 표시를 해놨다
종오정(從吾亭)은 모고암 또는 손곡서당으로 불리다 1928년에 귀산서사(龜山書社)로 명명되었다.
종오정 왼쪽 방의 현판은 지간헌(持竿軒)으로 낚싯대를 드리운 은둔자의 집, 오른쪽 방은 무송 와(撫松窩)로
소나무를 어루만지는 집이라는 뜻이다.
종오정 정자와 연못까지 아울러 종오정일원(從吾亭一圓)이라 부른다
연못 주변에는 늦게 심은 여러 색깔의 작은 배롱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어
조금은 위안이 된다
연못 둑에서 바라본 종오정
종오정(從吾亭)은 조선 영조 때 학자인 자희 옹(自喜翁) 최치덕(崔致德,1699∼1770)이,
만년에 정자를 짓고 많은 학자를 배출했던 곳으로, 최치덕이 영조 21년(1745)에 돌아가신 부모를
제사 지내려고 일성재(日省齋)를 짓고 머무르자, 그에게 학문을 배우고자 따라온 제자들이,
글을 배우고 학문을 닦기 위해 찾아들어 종오정과 귀산서사를 지었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종오정 일원
(從吾亭一圓)이며, 종오정(從吾亭)은 귀산서사보다 1년 뒤인 1747년에 건립되었다.
지금 이렇게 피기 시작을 했는데 다 핀 것처럼 눈속임을 하다니............
2년 전 7월 20일에 왔을 때의 모습
배롱나무
도금양목 부처꽃과 에 속하는 낙엽활엽수. 키가 5m 정도 자란다. 수피는 홍자색을 띠고 매끄러우며,
잎은 마주나고 잎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잎자루가 없다. 붉은색의 꽃이 7~9월에 원추꽃차례를 이루어
피는데, 흰꽃이 피는 흰 배롱나무도 있다. 배롱나무는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며, 빨리 성장하고 가지를
많이 만들어 쉽게 키울 수 있지만 내한성이 약해 주로 충청남도 이남에서 자란다.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양정동에 있는 배롱나무는 천연기념물 제168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데
800년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된다.
입구 길가에 핀 꽃들이 탐스럽고 예쁘다
대단한 향나무다
지금까지 내가 본 중에 온전하게 남아 있으면서 이렇게 우람한 향나무는 처음 본다
이 종오정 입구에 수령 330년의 향나무와 수령 280년의 측백나무가 나란히 서 있다.
경주 손곡동 종오정 향나무는 온몸이 우람하고 기운이 넘치는데, 가슴높이 둘레가 무려 3.8m인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때 수령 330년을 훨씬 넘긴 것으로 보인다.
종오정에서의 아쉬움에 이곳 첨성대로 왔다
첨성대에는 오래된 배롱나무는 없지만 최근에 심은 배롱나무들이 많이 있어
이렇게 이른 시기에 아름다운 꽃을 보여준다
홀로 나무
한 때는 무슨 매력이 있었는지 홀로 나무를 찾아다닐 때도 있었다
쓸쓸하고 외롭다기 보다도 굳세게 들판 한가운데에 독야청청하는 강인함을 보여주는 듯 보인다
첨성대
국보 제31호 첨성대는 신라 시대에 천체의 움직임을 관찰하던 천문 관측대로, 과학적이면서도 신비함이
가득한 건축물이다.
〈삼국유사〉에 선덕여왕이 첨성대를 쌓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아시아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이기도 하다.
남동쪽으로 난 창을 중심으로 아래쪽은 막돌로 채워져 있고 꼭대기에는 우물 정(井) 자 모양의 돌을 짜올렸다.
당시에는 첨성대 꼭대기에 천문 기구를 설치하여 천체를 관측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목백일홍 / 도종환
피어서 열흘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받는 사람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석 달 열흘을 피어 있는 꽃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 게 아니어
함께 있다 돌아서면 돌아서서 다시 그리워지는
꽃 같은 사람 없는 게 아니어 가만히 들여다보니
한 꽃이 백일을 아름답게 피어 있는 게 아니다
수없는 꽃이 지면서 다시 피고
떨어지면 또 새 꽃봉오릴 피워 올려
목백일홍나무는 환한 것이다
꽃은 져도 나무는 여전히 꽃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제 안에 소리 없이 꽃잎 시들어가는 걸 알면서 온몸 다해
다시 꽃을 피워내며 아무도 모르게 거듭나고 거듭나는 것이다
7월 중순이면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는 목백일홍이라고도 하며 번갈아 피고 지기를 100일 정도
하면서도 붉빛을 잃지 않는다
배롱나무 / 권복례. 시인
붉은색 배롱나무
한 가득이다
봄이 지나고
나무들 초록으로 가던 날
배롱나무
꽃봉오리를 터트렸다
나무들 속에서
피어난
배롱나무 꽃 앞에서
오래도록 머물게 한다
이곳은 지금 70% 정도 꽃이 피어 있는 상태인데 다음 주말쯤이면 만개를 해서 보기 좋을 것 같다
Waltz Rain / Frederic Chopin